헬스장에서 운동하다 보면 한 번쯤 이런 말을 듣게 된다. 근육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해야 한다거나, 근육을 키우려면 반드시 8~12회를 반복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머신보다는 프리웨이트가 낫고, 운동 프로그램은 주기적으로 복잡하게 바꿔야 한다는 조언도 익숙하다. 그런데 우리가 오랫동안 ‘정석’처럼 받아들였던 근력운동 방법 가운데 일부는 생각보다 절대적인 규칙이 아니었다. 미국스포츠의학회(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ACSM)가 2026년 17년 만에 근력운동 관련 Position Stand를 개정했기 때문이다. 새 지침이 강조하는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하다.완벽한 운동 프로그램을 찾는 것보다 지속할 수 있는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01. ACSM이 17년 만에 근력운동 지침을 다시 만들었다
ACSM은 2026년 3월 새로운 근력운동 Position Stand를 발표했다. 논문은 3월 5일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됐으며, 4월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 58권 4호에 정식 게재됐다. ACSM의 공식 발표는 3월 17일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규모부터 상당하다. 연구진은 137건의 체계적 문헌고찰을 다시 종합하는 ‘우산형 문헌고찰(umbrella review)’ 방식을 사용했고, 여기에 포함된 참가자는 3만 명을 넘는다. 분석 대상은 18세 이상 건강한 성인으로, 운동 초보자와 경험자를 모두 포함했다. 2009년에 발표된 기존 ACSM 지침을 17년 만에 다시 검토한 셈이다.
그동안 근력운동 연구도 크게 늘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2009년 이후 PubMed에서 ‘resistance training’을 검색했을 때 새롭게 추가된 연구만 3만 건 이상이다. 근거를 평가하고 여러 연구를 종합하는 방법 역시 발전하면서 기존 권고안을 새로운 자료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생겼다.
02. 가장 큰 변화는 ‘완벽한 프로그램’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새 지침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특정 운동법을 절대적인 정답으로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ACSM은 근력운동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하면 다양한 형태의 저항운동이 근력, 근육 크기, 파워, 근지구력과 여러 신체 기능을 개선한다고 정리했다. 밴드 운동이나 서킷 트레이닝, 집에서 하는 저항운동도 효과가 확인됐다. 그래서 이번 지침에서는 운동을 얼마나 복잡하게 설계했느냐보다 실제로 지속할 수 있느냐를 중요하게 본다. 그래서 각자의 목표에 따라 조금씩 운동하는 방법은 달라진다.
| 목표 | 새 지침에서 눈여겨볼 부분 |
|---|---|
| 근력 | 1RM의 80% 이상처럼 비교적 무거운 중량, 2~3세트, 주 2회 이상이 유리하다 |
| 근비대 | 특정 반복 횟수보다 충분한 노력과 주간 운동량이 중요하며 근육군당 주 10세트 이상에서 효과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
| 파워 | 1RM의 약 30~70%를 이용하고 들어 올리는 동작을 빠르게 수행하는 방식이 유리하다 |
특히 근력을 높이고 싶다면 운동 초반에 중요한 동작을 배치하고 충분한 가동범위로 수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숫자들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최소 합격선’은 아니라는 것이다. 운동 목적에 따라 결과를 조금 더 최적화하기 위한 조건에 가깝다. 그러나 가용 운동 범위를 늘리기 전에 자신의 신체적 상황부터 고려한 후 실행해야 한다.
03. 매번 실패할 때까지 운동할 필요는 없다
헬스장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믿음 중 하나가 ‘마지막 한 번을 못 들 때까지 해야 근육이 성장한다’는 것이다.새 지침에서는 이 생각에 상당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분석 결과 세트를 순간적인 근육 실패(momentary muscular failure)까지 수행하는 것이 근력이나 근비대를 높이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ACSM 연구진은 실패지점까지 반복하지 않아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RIR(Repetitions in Reserve)이다. 예를 들어 스쿼트를 하고 있을 때 ‘앞으로 두 번 정도는 더 할 수 있겠다’는 상태에서 멈췄다면 RIR 2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실패에 가까운 수준이나 약 2~3회의 RIR을 남기는 방식도 충분한 자극을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무조건 RIR 2~3에서 멈춰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논문 역시 최적의 RIR 숫자를 정확하게 정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RIR 2~3은 이해하기 쉬운 실전 기준으로 활용하되 새로운 절대 공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운동을 잘한다는 것이 반드시 매 세트 극한까지 자신을 몰아붙인다는 뜻은 아닌 셈이다.

04. 근비대는 꼭 8~12회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근육을 키우려면 8~12회를 해야 한다’는 공식도 다시 생각해볼 부분이다. 이번 분석에서는 근비대 목적의 저항운동에서 약 30% 1RM의 가벼운 부하부터 100% 1RM에 가까운 높은 부하까지, 부하 자체가 근비대 결과를 일관되게 좌우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기존의 8~12회 운동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8~12회 역시 여전히 충분히 효과적인 운동 방법이다. 달라진 것은 그것을 ‘근육이 커지는 유일한 반복 구간’으로 볼 이유가 줄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를 여러 번 들어도 되고, 무거운 무게를 적게 반복할 수도 있다. 자신의 관절 상태와 운동 경험, 선호하는 운동 방식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근육 크기가 목표라면 반복 횟수 하나에 지나치게 집착하기보다 충분한 자극을 만들고, 일주일 동안 해당 근육에 어느 정도의 운동량을 쌓았는지 살펴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ACSM의 이번 분석에서는 주당 근육군별 약 10세트 이상의 높은 볼륨이 근비대 향상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더 많이 하면 효과가 끝없이 증가하는 것도 아니다. 연구진은 근비대의 경우 약 18~20세트 부근을 넘어가면서 추가 효과가 점차 작아지는 경향도 언급한다.

05. 프리웨이트와 머신의 오랜 논쟁도 조금 달라진다
바벨과 덤벨을 사용하는 프리웨이트를 해야 ‘진짜 운동’이라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이번 지침을 근거로 머신이 프리웨이트보다 열등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근력 결과에서는 머신과 프리웨이트 사이에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고, 전체 근거를 종합했을 때도 운동기구 종류는 결과에 일관된 영향을 주는 변수로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근비대만 따로 비교했을 때는 머신과 프리웨이트를 직접 비교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어느 쪽이 더 낫다고 결론 내리기도 어렵다. 결국 초보자라면 ‘어떤 장비가 이론적으로 최고인가’를 고민하기보다 안전하게 운동하면서 점진적으로 무게나 반복 횟수, 운동량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헬스장 머신이 편하다면 머신을 활용해도 되고, 집에서 밴드나 맨몸 운동을 시작해도 된다. 실제로 이번 검토에서는 밴드 운동과 홈트레이닝에서도 유의미한 근력 및 신체 기능 개선이 확인됐다.

06. 복잡한 주기화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이 있다
상급자의 운동 프로그램을 보면 무게와 반복 횟수, 운동량을 몇 주 단위로 세밀하게 바꾸는 주기화(periodization)가 자주 등장한다. 특정 스포츠에서 기록을 높이거나 경기 일정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선수에게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ACSM은 적절한 점진적 과부하가 이루어진다면 주기화 프로그램이 비주기화 프로그램보다 근기능이나 근비대를 일관되게 더 높이지는 않았다고 정리했다. 다만 운동량을 동일하게 맞춘 일부 분석에서는 주기화가 근력 향상에 조금 유리한 결과도 있었기 때문에 ‘주기화가 쓸모없다’고 해석하는 것 역시 지나치다. 처음 운동을 시작한 사람이 복잡한 12주 프로그램부터 설계하기보다는 먼저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낫다. 그다음 운동 목표와 경험이 쌓이면 세부 프로그램을 조절하면 된다.
ACSM 역시 이번 지침에서 개인의 목표뿐 아니라 즐거움, 안전성,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개인화하는 것을 강조한다. 결국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이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한다. 이번 ACSM 지침을 ‘예전 헬스 상식이 모두 틀렸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 8~12회 반복도 효과가 있고, 프리웨이트도 훌륭한 운동이며, 실패지점 훈련이나 주기화 프로그램도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달라진 것은 그 방법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유일한 정답은 아니라는 점이다. 근력을 키우고 싶다면 비교적 무거운 중량을 활용하고, 근육을 키우고 싶다면 충분한 주간 운동량을 확보하며, 파워가 목적이라면 빠르게 힘을 발휘하는 훈련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건강 관리가 목적이라면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질문이 있다.
‘이 프로그램을 다음 달에도 계속할 수 있는가?’
ACSM이 이번 개정에서 강조한 것도 결국 이 지점이다. 주요 근육군을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며칠 만에 지쳐 포기하게 되는 완벽한 프로그램보다 현실적인 선택이 된다. 운동을 처음 시작한다면 모든 규칙을 외우기보다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 꾸준히 할 수 있는 근력운동부터 만드는 것이 좋다. 또 하나 확인할 것은 이번 지침의 대상은 18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이다. 질환이 있거나 부상 회복 중인 경우, 또는 별도의 재활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번 권고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의료진이나 운동 전문가와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편이 적절하다.
Edited by J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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