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가 하나가 된다는 소식보다 여행자에게 더 현실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오랫동안 모아 둔 마일리지가 얼마나 인정되고, 앞으로 어떤 항공권에 사용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을 둘러싼 논의가 하나의 전환점을 맞았다. 대한항공은 2026년 9월 15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최종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공식 안내 사이트가 제시한 통합 운영 시작일은 2026년 12월 17일이다. 이제는 ‘어떤 비율로 통합될 것인가’라는 예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승인된 제도가 내 여행 계획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볼 시점이다.

01. 최종 승인은 받았지만, 오늘부터 합쳐지는 것은 아니다
통합 관련 기사를 읽을 때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승인일과 시행일이다. 마일리지 통합방안은 승인되었지만, 통합 운영은 12월 17일부터 시작하도록 안내되어 있다. 현재 잔액을 곧바로 합쳐 사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공식 전환 안내 역시 통합 이후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통합 일정, 전환 절차 안내

또 하나 구분할 것은 계정 통합과 마일리지 전환이다. 하나의 계정에서 관리하게 되더라도, 아시아나 마일리지와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를 별도로 보유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핵심은 ‘통합 당일 모든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즉시 바꿔야 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02. 가장 주목받는 숫자, 1대 1과 1대 0.82
스카이패스로 전환할 때는 마일리지를 쌓은 경로에 따라 비율이 달라진다.
| 적립 구분 | 아시아나 → 스카이패스 전환 비율 | 10만 마일 전환 예시 |
|---|---|---|
| 탑승 적립 마일리지 | 1 : 1 | 10만 마일 |
| 카드 등 제휴 적립 마일리지 | 1 : 0.82 | 8만 2,000마일 |
모든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1대 1로 바뀌는 것도, 모든 마일리지에서 18%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제휴 적립분에 0.82의 전환 비율이 적용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탑승으로 4만 마일, 제휴 서비스로 6만 마일을 모았다면 전환 예상치는 8만 9,200마일이다. 탑승분 4만 마일에 제휴분의 전환 결과인 4만 9,200마일을 더한 계산이다. 대한항공은 양사의 탑승 적립 기준이 유사하다는 점과 제휴 마일리지 적립에 소비자가 투입한 비용을 검토해 비율을 정했다고 설명한다. 이는 항공사가 제시한 산정 배경이며, 개별 회원의 실제 사용 가치가 모두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마일리지의 가치는 잔액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같은 여행에 필요한 공제 마일리지와 예약 가능한 좌석까지 함께 비교해야 한다.

03. ‘10년간 별도 운영’과 ‘유효기간 10년 연장’은 다르다
이번 정책에서 특히 주의해서 읽어야 할 문구가 10년이다.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통합 후 10년 동안 별도로 운영된다. 그러나 개별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은 기존대로 유지된다. 스카이패스로 전환해도 유효기간이 새롭게 시작되지 않는다. 따라서 곧 소멸할 마일리지가 있다면 통합 소식만 믿고 사용을 미뤄서는 안 된다. 별도 운영 기간보다 자신의 잔액에 적용된 만료일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전환에는 되돌릴 수 없는 조건도 있다. 보유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일괄 전환하면 별도 보유가 종료되며, 전환 취소는 불가능하다. 10년의 별도 운영 기간이 끝나면 남아 있는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정해진 비율에 따라 자동 전환된다. 전환 버튼을 누르는 시점은 여행 계획과 연결해 판단하는 편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04. 전환하지 않아도 대한항공을 탈 수 있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그대로 두면 통합 이후 사용할 곳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별도로 보유한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전 노선의 일반석·프레스티지석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공제 기준은 기존 아시아나 기준을 적용하되, 성수기 일자와 적용 방식, 세금 및 유류할증료 규정은 스카이패스 기준을 따른다. 다만 별도 보유 상태의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스카이팀이나 기타 제휴항공사 보너스를 이용할 수는 없다. 아시아나 마일리지와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를 하나의 보너스에 섞어 쓰려면 먼저 스카이패스로 전환해야 한다. 이 차이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 아시아나 잔액만으로 원하는 대한항공 보너스를 예약할 수 있다면 유지하는 방식을 먼저 비교할 만하다. 반대로 양쪽 잔액을 모아야 목표한 항공권에 도달한다면 전환을 검토할 이유가 생긴다. 어느 쪽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말하기보다, 같은 날짜와 목적지로 필요한 마일리지와 이용 조건을 비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05. 우수회원 등급은 어떻게 달라질까
마일리지 잔액 외에 우수회원 자격도 별도의 기준으로 연결된다.
| 기존 아시아나 우수회원 등급 | 통합 후 대한항공 매칭 등급 |
|---|---|
| 플래티늄 | 밀리언 마일러 클럽 |
| 다이아몬드 플러스 평생 | 모닝캄 프리미엄 클럽 |
| 다이아몬드 플러스 기간제 | 모닝캄 셀렉트 클럽 |
| 다이아몬드 | 모닝캄 셀렉트 클럽 |
| 골드 | 모닝캄 클럽 |
공식 안내는 기존 우수회원 자격기간을 유지하며, 양사 등급을 모두 보유한 경우 매칭 결과와 기존 대한항공 등급 중 높은 등급을 적용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등급을 연결한다는 말이 기존 아시아나 혜택을 모두 같은 형태로 유지한다는 뜻은 아니다. 통합 이후에는 대한항공 우수회원 제도를 운영하므로, 자신이 자주 쓰는 라운지나 수하물 혜택은 매칭될 등급의 상세 조건으로 확인해야 한다.
06. 소비자가 지켜볼 것은 ‘실제로 예약되는가’다
전환 비율만큼 중요한 것은 보너스 좌석 공급이다. 충분한 마일리지를 보유해도 원하는 일정에 좌석이 없다면 여행으로 연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보너스 좌석을 통합 이전 보너스 탑승 실적 이상으로 유지하고, 미주·유럽·대양주 장거리 대노선은 최근 10년간 가장 높았던 보너스 탑승 실적 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발표는 공급 관리의 방향을 보여준다. 다만 개별 노선의 특정 날짜나 좌석 등급에 예약을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다. 통합정책의 실제 체감 효과는 시행 이후 확인할 부분이다. 여행자가 자주 찾는 노선에서 보너스 좌석을 얼마나 쉽게 찾을 수 있는지, 성수기에도 선택지가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지금 할 일은 잔액보다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다
당장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보유 마일리지의 탑승·제휴 적립 구분, 소멸 예정일, 그리고 앞으로 예약하려는 여행의 조건이다. 이 세 가지를 알아야 전환 예상치가 의미 있는 숫자가 된다. 여행 계획 없이 잔액이 줄어드는 모습만 보고 서둘러 소비하거나, 통합되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만료일을 넘기는 판단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번 통합으로 제도의 큰 방향은 정해졌다. 이제 여행자에게 남은 질문은 자신의 마일리지로 언제, 어디에, 어떤 좌석을 예약할 수 있느냐다. 실제로 사용할 여행 한 편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복잡했던 통합정책도 훨씬 구체적으로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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